전각에 대해 알아보자.
전각이란 무엇인가?
전각이란 나무, 돌, 금속 등 다양한 재료에 이름이나 아호 등을 새기는 것을 이르는 용어이다. 역사적으로는 한자의 전서체를 위주로 새겼던 데서 유래한 용어이지만, 새김의 소재는 한자는 물론 한글, 영문 등 모든 언어와 그림 같은 디자인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전각은 전각 그 자체로서 독립적인 예술의 분야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서화 작품의 일부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정성과 심혈을 다해 써 내려간 서예 작품이나 그림, 캘리그라피 작업에 낙관을 찍는 것은 작품을 완성하는 마지막 과정이다. 이때 인면에 새겨진 서체와 장법, 인장의 크기와 낙관이 찍히는 위치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더 높아지거나 반대로 마이너스 요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히 고려하고 찍어야 한다.
전각의 재료와 도구를 알아보자.
1. 전각도 – 전각을 새길 때 사용하는 칼이다. 양날이 연마된 중봉도를 사용하며 새기는 글씨의 크기에 따라 전각도의 크기 또한 여러 가지가 있다.
2. 인재 – 전각을 새기는 재료를 말하는데, 나무 금속, 상아 등을 비롯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재료는 주로 돌이다. 수산석, 창화석, 선거석, 몽고석, 계혈석, 전황석, 요녕석, 라오스석 등 색과 무늬가 다양한 돌들을 사용한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초심자는 적당한 가격의 연습용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3. 인주 – 인주는 인니라고도 한다. 무늬를 새긴 인면에 고르게 묻혀 찍어내는 안료로 인장의 발달과 함께 발전해 왔다. 여기서 말하는 인주는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사무용 인주와 구분하여 서화용 인주를 말한다. 인주는 주사 또는 단사를 사용하여 기름을 섞은 뒤 쑥에다 물을 들여서 만들어지기에 섬세한 섬유질을 포함한다. 질이 좋은 고급의 인주는 수백 년 전의 서화 작품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고급의 인주는 가격이 상당하니 연습용과 작품용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도자기 용기에 담아두며 시간이 지나면 굳을 수 있고, 그런 경우는 전용 기름을 이용해 다시 반죽해서 사용할 수 있다. 재료에 따라 다양한 색상이 있다.
4. 인상 – 인상은 인재를 고정하는 도구이며 전각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숙련자들은 맨손으로 인상을 잡고 작업하는 경우도 많지만 초심자는 다칠 우려가 있으니 가급적 인상을 사용하기를 권한다. 전각도를 잡은 손의 반대 손으로 단단히 잡아 고정하고 작업하면 된다.
5. 주묵 – 주묵은 인고한 글자를 인면에 옮기기 전에 인면에 바르는 붉은 색의 먹이다. 글씨를 올렸을 때 잘 보이도록 밝은 붉은색의 제품을 권장한다. 그러나 필수적인 재료는 아니어서 그냥 먹물을 사용해 인고를 그려 넣어도 무방하다.
6. 세필 – 인고를 작성하거나 인면에 글씨를 옮기기 위해 끝이 예리하고 가느다란 붓이 필요하다. 붓 털의 길이가 짧고 탄성이 좋은 것이 사용하기 편하다.
7. 인구 – 낙관을 찍을 때 위치나 각도가 틀어지지 않고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보조적인 도구로서 T자형, L자형이 있다. 있으면 좋지만 이 또한 필수적인 재료는 아니다.
8. 사포와 받침대 – 인면을 수평으로 만들고 표면을 고르게 만들기 위해서 사포로 갈아내야 한다. 사포는 거친 것과 고운 것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는데 200방, 400방, 600방 정도를 갖추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고운 사포이니 거친 것부터 고운 것을 순서로 다듬어 가야 한다. 사포를 사용할 때는 사포 아래가 평평해야 하므로 유리판이나 아크릴판 등의 받침대를 준비해두길 권한다.
9. 기타재료 – 인고를 디자인할 노트와 중간에 찍어서 확인할 종이, 인주를 닦아낼 천이나 휴지, 돌가루를 털어낼 솔 등 편의 시설을 갖추어 두면 도움이 된다.
집도법을 알아보자.
집도법은 전각도를 잡는 방법을 말한다. 전각도를 잡는 것은 전각도의 크기, 인재의 강도, 개인의 습관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지만 소개하는 세 방법이 기본으로 통용된다.
1. 오지법 - 엄지와 검지, 중지로 칼자루를 쥐고 약지로 자루의 아래쪽을 받쳐주고 소지는 약지를 보조하는 식으로 잡고 각도를 알맞게 눕혀서 몸쪽으로 당겨 새기는 방법이다.
2. 경필법 – 전각도를 마치 연필 잡는 것처럼 잡는다. 단구법이라고도 한다. 가늘고 짧은 선, 측관을 새길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3. 악도법 – 전각도를 손 전체로 감싸 움켜쥐듯 잡고 끌어당겨 새기는 방법으로 큰 글자를 깊고 굵고 힘있게 새기는 방법이다.
운도법을 알아보자
운도법이란 칼을 쥐고 새길 때 움직이는 법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유롭게 새길 수 있지만 다음의 두 가지 방법을 기본으로 한다. 초보자의 경우 너무 힘을 주거나 빠른 속도로 새기려고 하면 다칠 수 있으니 짧게 여러 번에 걸쳐 연습해 나가서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1. 추도법 – 전각도와 인면이 45~60도 정도의 각을 유지하며 몸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밀면서 새기는 방법이다.
2. 인도법 – 추도법과 반대로 전각도를 몸쪽으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새긴다.
새김의 방법을 알아보자.
1. 양각 – 글씨 부분에 색이 들어가도록 새기는 방법이다. 인주의 붉은 색이 글자를 나타내므로 주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순우리말 표현은 돋을새김이다. 아호를 새길 때는 양각으로 한다.
2. 음각 – 글씨의 외곽 부분에 색이 들어가도록 새기는 방법이다. 글씨 부분이 하얀 여백으로 표현되므로 백문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순우리말 표현은 오목새김이다. 이름 도장을 아호와 함께 쌍으로 찍을 때는 음각으로 새긴다.
전각의 과정을 알아보자.
1. 인고작성 – 종이에 디자인하는 단계다. 전각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매우 심사숙고해야 한다. 서체와 장법을 고려하여 이름이나 문구, 그림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2. 인재연마 – 인재의 인면을 사포로 고르게 갈아내는 과정이다. 수평을 맞춰서 갈아야 하므로 힘이 쏠려 가장자리가 말려 깎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거친 사포부터 고운 사포의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정리해 매끄러워지면 주묵을 인면에 칠하면 준비가 끝난 것이다.
3. 인면에 인고 옮겨 그리기 – 종이에 디자인한 인고를 인면에 옮겨 그리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좌우 반전을 고려해서 옮겨야 하니 화선지를 뒤집어서 보거나, 트레이싱 페이퍼를 이용해서 반전 그림을 그리거나 레이저프린터로 출력한 실물 사이즈의 인고를 아세톤이나 전사액으로 옮길 수도 있다. 물론 직접적으로 그려 넣을 수 있다면 실행하면 된다.
4. 새김과 수정 – 집도법과 운도법을 선택하여 인고대로 새겨 넣고 중간에 가끔 찍어보아 확인하며 수정해 나가며 완성한다.
캘리그라피 서예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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