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미술사31 서양미술사 33_17세기 초반의 유럽 4 루벤스 북유럽 사람으로서 카라치와 카라바지오 시대의 분위기를 직접 대면한 플랑드르 출신의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는 귀도 레니와 비슷한 연배로 한참 감수성 예민할 스물세 살에 로마에 왔고, 때는 1600년이었다. 로마와 제노바, 만토바에서 수많은 미술에 대한 논쟁을 귀담아듣고 고금의 명작을 연구했지만, 어떤 '운동' 혹은 '유파'에 몸 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질적으로 그는 반 아이크, 로지에 반데르 바이덴, 브뤼겔을 배출한 플랑드르의 화가였다. 사물의 다채로운 표면, 즉 옷감이나 피부의 질감을 충실하게 표현하기에 몰두했던 그들은 이탈리아 화가들이 거의 신성시했던 미의 전형을 찾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고 장중한 주제에 대해서도 무감했다.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새로운 미술은 그에게 감탄과 영감을 주었지만, .. 2023. 2. 7. 서양미술사 32_17세기 초반의 유럽 3 카라치와 카라바지오는 불멸의 거정으로 손꼽히지는 않았었지만 점차 그들의 진가가 재평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들의 그림은 19세기 유행에서 뒤떨어져버렸음에도 그들이 당시의 회화에 끼친 영향과 자극은 상상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유럽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던 로마에서 활동했다. 그때의 미술가들은 로마로 와서 회화에 대한 논쟁에 참여하고, 연구하고, 최신미술 운동에 대한 정보를 획득해서 자신의 고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들 중 뛰어난 이들은 이국의 미술에서 배운 바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개성적 표현을 발전시켰다. 귀도 레니 로마에서 자신의 양식을 발전시킨 수많은 이탈리아 거장들 중에서 귀도 레니는 단연 손꼽히는 화가였다. 볼로냐 출신인 그는 어느 유파에 몸담을지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카라치의 문하에 들어가.. 2023. 2. 5. 서양미술사 31_17세기 초반의 유럽 2 매너리즘의 막다른 골목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양식으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은 건축의 과정과 유사하다. 우리는 틴토레토와 엘 그레코의 위대한 작품들 속에서 17세기 회화에 있어서 중요성을 지니게 되는 새로운 이념들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빛과 색채의 강조라거나 단순한 균형을 무시한 복잡한 구도 등이 그렇다. 17세기의 회화는 상투적인 틀에 박혀 버린 매너리즘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미술을 화제로 대화하는 것을 즐겼는데, 특히나 로마에서는 인텔리들이 여러 가지 미술 동향이나 운동에 관한 토론을 일삼고 당시의 미술과 이전시대의 거장을 비교하며 논쟁을 하곤 했다. 이러한 논쟁은 미술의 세계에 있어서 거의 처음 있는 현상이었다. 이전에 있었던 미술에 대한 논쟁이라는 것은 .. 2023. 1. 29. 서양미술사 30_17세기 초반의 유럽 1 바로크건축 르네상스 시대의 뒤를 이은 양식을 보통 바로크 양식이라고 부른다. 르네상스 이전의 양식들은 그 특징들이 뚜렷하기 때문에 식별하기가 쉬운 것에 비하면 바로크의 것들은 그리 단순하지 않은데, 이것은 그 이전의 여러 가지 양식들이 오늘날까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 벽기둥, 처마도리, 엔타블라처(보), 쇠시리 같은 것들은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취향과 유행에 따라 변화를 거쳤다. 그 변화에 따라 개별적 명칭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런 명칭들은 생겨난 당시에는 그릇된 의미나 조롱의 의미로 언급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도시를 침략했던 고드족으로부터 유입된 양식인 '고딕', 16세기말 미술가들의 가식이나 모방을 비평하기 위해 사용한 '매너리즘'과 더불어 이제부터 우리.. 2023. 1. 28.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