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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30_17세기 초반의 유럽 1 바로크건축 르네상스 시대의 뒤를 이은 양식을 보통 바로크 양식이라고 부른다. 르네상스 이전의 양식들은 그 특징들이 뚜렷하기 때문에 식별하기가 쉬운 것에 비하면 바로크의 것들은 그리 단순하지 않은데, 이것은 그 이전의 여러 가지 양식들이 오늘날까지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주, 벽기둥, 처마도리, 엔타블라처(보), 쇠시리 같은 것들은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시대의 취향과 유행에 따라 변화를 거쳤다. 그 변화에 따라 개별적 명칭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런 명칭들은 생겨난 당시에는 그릇된 의미나 조롱의 의미로 언급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도시를 침략했던 고드족으로부터 유입된 양식인 '고딕', 16세기말 미술가들의 가식이나 모방을 비평하기 위해 사용한 '매너리즘'과 더불어 이제부터 우리.. 2023. 1. 28.
서양미술사 29_16세기 말 유럽 4 유럽의 개신교 국가 중 종교 개혁이 몰고 온 미술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나라도 있었다. 바로 네덜란드다. 네덜란드의 회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융성한 발전을 이루었으며 미술가들은 곤경을 극복할 길을 발견해 냈다. 초상화에만 매달려 곤혹스러워 하기보다는 개신교 교회가 반대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주제를 전문화하는 것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갔다. 일찍이 반 아이크 시대 이래로 네덜란드의 미술가들은 자연을 완벽히 모방하는 솜씨로 인정받아왔다. 자부심 넘치는 이탈리아의 화가들조차 꽃, 나무, 헛간, 양 떼 등의 자연물의 묘사에 있어서는 이 '플랑드르의 화가들'에게 한수 물러나 뛰어남을 인정할 정도였다. 종교회화의 주문을 더 이상 받을 수 없어진 북유럽의 미술가들은 그들의 특기를 내놓을 시장을 발견하려고 애썼고, .. 2023. 1. 14.
서양미술사 28_16세기 말 유럽 3 16세기의 화가로서 이런 방식을 가장 심도 있게 추진해 나간 화가는 도메니코 테오토코풀로스라는 크레타 출신의 화가이다. 이 길고 어려운 이름의 화가는 우리에게 희랍인이라는 의미의 '엘 그레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출신지는 중세 이래로 새로운 미술이 전혀 발전하지 않았던 외딴 지역이었기에 딱딱하고 엄숙하게 그려진,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먼 성상들, 즉 고대 비잔틴 양식을 익히 보아왔다. 본인도 그림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도록 훈련하지 않은 사람이었기에 베네치아로 와서 마무리가 거칠고 극단적인 단축법으로 왜곡된 틴토레토의 작품들을 보고도 별다른 반감을 가지기보다는 매혹을 느꼈다. 엘 그레코 역시 틴토레토와 마찬가지로 격정적이고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성서의 이야기들을 참신하고 감동적인.. 2023. 1. 12.
서양미술사 27_16세기 말 유럽 2 이렇게 필사적으로 돌파구를 찾던 미술가들과 다른 길을 걷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전 세대 거인들의 그림자를 벗어나려고 절망적인 몸부림을 치기보다는 평범한 수준의 기량과 솜씨에 만족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충분히 놀랄만한 성과를 이루는 이들도 있었다. 지오반니 다 볼로냐, 혹은 장 드 블로뉴가 제작한 조각상 는 놀랍다. 중력을 무시하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조각을 만들기 위해 그는 거의 불가능한 도전을 했던 것이다. 무거운 청동의 조각상은 남풍을 불어내는 가면의 입바람 위에 발끝을 디디고 가볍게 떠올라 속도감 있게 날아가는 듯 보인다. 고전 시대의 조각가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주제와 재료의 조합일 것이다. 기존의 소재와 기법을 택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효과를 이룩한 경우였던 것이다. 16세기 후반기의 미술가들 .. 2023. 1. 11.